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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여만원 들인 ‘무용지물 제설기’ 22대…애물단지 신세
기사입력: 2018/02/13 [11:18]  최종편집: 로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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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병길기자

▲ 목천위생매립시설에서 구입해 지급한 제설기가 각 아파트 창고·주차장 등지에 수년째 방치돼 있다. © 로컬투데이

 

목천위생매립시설 주민지원협의체, 385만원짜리 제설기 22대 구입

수년째 창고·주차장에 방치눈이 치워져야 쓸 것 아니냐!” 불만

물품대금은 이미 지급 됐는데 제설기는 전달되지 않은 곳도 있어

 

[천안=로컬투데이] 엄병길기자/ 천안시가 목천위생매립시설(이하 매립장)에 지원한 주민발전기금이 줄줄 새고 있다.

 

천안시는 매립장 반경 2km이내 23개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지원협의체에 매년 약 6~7억원 가량을 보상금 성격의 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매립장 주민협의체는 지난 2014년 이 기금 중 8470만원을 들여 제설기 22(대당 385만원)를 구입해 각 마을에 나눠줬다.

 

그러나 이 제설기는 수년째 각 마을의 창고나 지하주차장 한켠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기자가 방문한 아파트 3곳에서는 이 제설기를 한 쪽 구석에 내버려둔 채 아파트에서 별도로 구입한 기계로 눈을 치우고 있었다. 한 아파트에 많게는 4대까지 지급됐지만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설기를 지급 받은 A아파트 관계자는 시험운행을 해보니 눈은 치워지지 않고 아스팔트 바닥만 파여 지하주차장에 그냥 묵혀두고 있다이 제설기를 볼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눈이 20cm 이상 쌓여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반 아파트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제품이라며 제설기가 눈을 빨아들여 바로 옆쪽에 내뱉는데, 넓은 도로 중간에 있는 눈을 제설기 바로 옆쪽으로 치워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B아파트 관계자는 한 번 사용해 봤는데 무겁고 효율성이 떨어져 무용지물이라며 우리는 아파트에서 자체적으로 구입한 다른 제설기로 눈을 치우고, 일부는 빗자루로 쓸고 있다고 밝혔다.

 

C아파트 관계자도 눈이 치워져야 쓸 것 아니냐. 도대체 아파트에서 눈을 치우는데 사용할 수 있는 제설기인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나타내는 한편 ‘1대에 385만원짜리라는 기자의 설명에 우리 아파트에서 현재 사용하는 제설기 10대보다 비싸다면서 그 많은 돈을 왜 이런 제품을 사는데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동석 매립장 주민협의체위원장은 위원회 회의를 통해 제설기 구입을 결정했다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파트도 1곳 있다. 각 마을에서 제설기를 사용하는지 여부까지 위원회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이 제설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목한 D아파트 관계자는 눈이 많이 오는 평창 같은 곳에서는 유용할 것 같은데 천안은 폭설이 내리는 경우가 적어 효용성이 떨어진다눈이 많이 올 때 몇 번 사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제설기 3대가 지급된 것으로 비용처리 돼 있는 E아파트에는 아예 기계가 전달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해 황 위원장은 “E아파트 대표가 제설기 수령을 거부해 전달하지 못했다“E아파트에 지급하기로 한 제설기 3대는 지금까지도 (제품을 판매한)H사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8천여만원에 달하는 이 제설기를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구입한 점도 뒷말을 낳고 있다.

 

황 위원장은 조달청을 통해 구입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관련 증빙을 하지 못했고, 관리감독 기관인 천안시도 수의계약을 통해 구입했다고 확인해줬다.

 

천안시 관계자는 보상금 성격의 기금이다보니 필요한 사업이나 물품 구입을 결정할 때 주민협의체에 최대한 자율권을 보장해주고 있고, 정산서류가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며 앞으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제품 구매와 계약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22대의 제설기가 각 마을에 제대로 지급됐는지 등에 대해 천안시가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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