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래된 사찰에서 피어나는 백제의 숨결

춤평론가 이찬주 | 기사입력 2020/11/23 [14:05]

[기고]오래된 사찰에서 피어나는 백제의 숨결

춤평론가 이찬주 | 입력 : 2020/11/23 [14:05]

▲ 이찬주 이찬주춤자료관대표/춤평론가  © 로컬투데이

 

[로컬투데이=세종] 2020년 11월 19일 ‘배주옥 무용단’이 주최·주관하는 <비암사 이야기> 자료 조사 및 춤 시연이 세종시와 세종시문화재단 후원으로 세종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본 연구에는 배주옥 무용단의 배주옥 대표가 발제자로 나왔고 행사 진행은 문화해설사 임재한이 맡았다.

 

비암사(碑巖寺)는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다방리 운주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절이 지어진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삼국시대에 창건된 절이라 전하며 여러 이야기 중 통일신라 초기인 673년(신문왕 13년)에 백제 유민인 혜명법사가 전씨 등의 도움을 받아 창건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이는 비암사에서 발견된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의 명문(銘文)을 판독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비암사에는 여러 문화재가 있으니 극락보전은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극락보전 앞에 있는 통일신라 후반의 석탑을 느끼게 하는 전의비암사 삼층석탑(1982년 복원)은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었다. 영산회 괘불탱화와 소조아미타여래좌상은 각각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 제12호와 제13호로 지정되었다. 특히 1960년 비암사에서 발견된 3점의 불비상(佛碑像. 비석형 불상을 가리킴) 중 삼층석탑의 꼭대기에서 발견된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은 국보 106호로 지정되어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기축명아미타불비상과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은 각각 보물 367호와 368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공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비암사 이야기>는 발제에 이은 춤 시연으로 이어졌다. 먼저 발제에서 배주옥 대표는 비암사의 위치와 전경, 창건, 전설, 문화재, 건립 배경을 다뤘고 비암사 권역의 백제문화 행사로 백제대제, 백제 문화제, 은산 별신제를 소개하는 한편 작년 세종국제민속예술제에서 <비암사의 새벽>으로 처음으로 춤으로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스치듯 다녀온 기억이 있는 비암사이지만 세종시 예술지원사업을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무려 일곱 점의 문화유산이 세종시, 우리 곁에 있다는 데 놀랐고 그 문화유산이 지닌 가치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보 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은 인고의 세월을 지나온 흔적이 진하게 배어 있기는 하지만 비상 양 측면에 섬세하게 새겨진 연꽃 가지 위의 악사를 통해 백제시대 무악의 환영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올해 자료 조사 보고 및 자료 조사를 토대로 구성된 <연화무>의 독무를 선보였고 내년인 2021년에는 제2차로 ‘춤극: 비암사의 전설’, ‘석불비상의 춤’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연화무>는 청창학의 음악을 기반으로 악기 연주를 녹음했고 구세관음상의 U자 형의 늘어진 옷의 가슴 라인과 주름져 늘어진 치맛자락 등에서 영감을 얻어 의상을 구상했다고 한다. 보관 자문에 이경형 교수(대덕대학교 예술학부), 춤 시연에 변지현 대표(아토무용단), 음악감수에 정석동 회장(백제청상연구회) 등이 참여했다.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낸 여인은 연꽃 안에 앉아 있다. 소맷자락에 한삼을 낀 채 두 손을 천천히 모아서 드는 움직임을 좌우로 움직이고 다시 한삼의 소맷자락을 천천히 뿌린다. 그리고 한 팔을 한쪽 어깨에 걸치며 일어나서 돈다. 다시 한삼을 밖으로 뿌렸다가 안쪽으로 기울이는 아름다운 몸짓의 장면이 펼쳐진다. 긴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모습은 비암사의 비상에 흐릿하게 남아 있는 보살의 모습 같기도 하다. 후면 배경의 한 송이 연꽃과 어우러지고 악기와 교감하면서 추는 춤은 앉아서 비스듬히 한쪽으로 기울이며 ‘땡’ 하는 악기 소리와 함께 끝을 맺는다.

 

춤 움직임과 음악이나 의상이 자료를 토대로 상상을 더한 창작이라 해도 그것이 갖는 예스러운 분위기는 잊혀진 시대를 오랜 사찰 비암사의 문화유적을 통해 현재에 되살리는 하나의 시도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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